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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드리는 기도
이 기도문은 우울할 때 드리는 기도문입니다. 어떤 특별한 순서나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작고 사소한 마음까지 담은 기도문입니다. 아무 생각이나 살 욕망조차 사라질 때 그냥 나오는 기도문입니다.
하나님!
그냥 이렇게 서 있습니다. 아니 멍하니 바라보니다. 무엇을 보는지도 왜 보는지도 모릅니다. 살아 있으니 눈을 떴고, 눈을 뜨니 보일 뿐입니다.
가끔씩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나름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수고한 대로 결과를 얻지 못했고, 생각한 대로 살아지지 못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요?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했고,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무지라면 무지고, 저의 무능이라면 무능입니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한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못할 것 같네요.
하나님!
저는 왜 이리 불행할까요? 더럽게 운이 나쁜 것 같습니다. 내 친구들은 나보다 훨씬 게으르고 나태하게 살았는데 나보다 더 잘 되고, 잘 살아갑니다. 도대체 왜 저에게 이런 불행이 찾아올까요?
사실 묻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불행이 오냐고.
누구를 탓할까? 누구를 원망할까? 글쎄요. 딱히 없습니다.
한 때는 정말 그 인간을 죽여 버리고 싶었습니다. 내가 만약 성공하면 권력을 잡으면 그 녀석을 짓밟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것도 아무 쓸모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오늘 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무슨 복수까지…
오늘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비가 오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우산은 가져 갔는데.. 우산은 쓰고 있는데 비가 자꾸 저의 머리에 떨어집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우산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빠져서 다시 우산을 세우는 것도 귀찮았습니다. 살아 있으니 사는 거지 굳이 살아야 할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는 게 뭘까요? 왜 살까요?
지금까지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는 지도, 지금 저의 기도를 들으시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없는데 혼자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이게 기도일까요?
어제는 잠이 오지 않아 밤에 거실에 나가 밖을 보았습니다. 어둔 거리 사람들이 오가네요. 자정이 넘어 새벽이 다가 오는데 뭐가 저리 바쁠까요? 아직도 자지 않아도 저리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의미하게 보입니다. 아니 부럽습니다.
저 사람들은 행복할까요? 저 사람들은 우울하지 않을까요? 저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갈까요? 누군가를 만나러 갈까요? 아니면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그러고 보니 제 주변엔 아무도 없네요. 사람은 많아요. 전화번호도 있어요. 하지만 저의 속 마음을 털어놓은 사람이 세상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잠을 청해야죠. 잘께요.
문득 아무도 없는데 기도할 수 있어서 좋네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는지 잘 모르지만…